“Party in Purgatory” — A Korean Poetry Collection
푸르스름 익은 나의 우울은 당췌 사라질 줄을 몰라서 그저 안개처럼 자욱이 마음에 깔릴 뿐이다.
익지 못한 풋사과는 슬플 뿐이고. 그냥… 나무에 기생해 있을 뿐이다.
우리는 엎질러진 사람들. 서로에게 뒤엉켜 널브러져 있지.
언제쯤이면 액체 같은 이 팔다리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인어의 한탄은 거친 파도보다 매섭구나.
너의 시선 끝에 꽃이 핀다면 그 봉오리가 나를 향해 열리기를
나의 애정은 낭만에서 그치지만 너의 애정은 언어로, 손짓으로 구체화되기를
내 황폐한 입술은 상상속의 오아시스를 담아낼 수 없어서
그저 갈라진 틈 사이로 달싹거리는 수 밖에
이런 내가 부끄러워 너의 꽃이 져버린다면
다음 봄을 기약해야만 하겠지
그러다 어느 순간이 지나면 봄은 영영 오지 않겠지.
웃는 얼굴로 자살을 노래하는 사내를 만났다.
사실, 그는 사내가 아니었다. 체계와 통계로 이루어진 사회는 그를 설명하는 방법을 몰랐고 자살은 그 어떤 연인의 품보다 포근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아.” <자살>의 괜찮다는 말은 얼마나
달콤한 유혹인가?
그러다 그는, “브레나, 나는 다른 신을 찾고 있어” 라고 읇조렸다.
우리의 10대는 인간 안에 내재된 신과 예수 사이에서 갈등했고 결국 신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러나 자살, 죽음을 갈망하는 기로 속에서 우리는 다시 신을 찾아나서고 싶다는 욕망을 발견했다.
서로의 신에 의지한 체 우리는 자살을 조금, 아주 조금은 미뤄두기로
마음먹었다.
너에게 반한 내가 진거야. 당신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흙더미에 나뒹굴지 언정 그대를 향한 내 사랑을 멈출 길이 없소. 몇번이나 사랑을 멈추라 내 팔을 떼어내려는 자들이 있었지만 피칠갑을 해도 질질 끌려가겠소. 만약 누군가 내 팔목을 잘라 그대로 부터 나를 절단시키려 한다면 어깨로 기어 다시 그대의 옷깃을 입으로 물겠소. 존엄성, 사회로 부터의 존중은 이미 멀어버린 내 눈에는 기만이오. 더 나를 비참하게 만들어 보시오. 내 마음은 이미 정해졌고 나는 그대와 한 몸이오.